<앵커 멘트>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았지만, 남북한의 대치 상황은 변함이 없는데요.
서해 최북단 섬에서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전시회가 마련됐습니다.
정성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인천항에서 뱃길로 4시간,
북한과 불과 10여km 떨어진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입니다.
남북을 가로막듯 서 있는 철조망을 수놓은 장미꽃 3천 송이.
재일교포 3세 작가에게 이 꽃은 경계를 허무는 여정의 첫걸음입니다.
<녹취> 김수미(작가) : "장미는 평화 이미지가 있어요. 왜냐하면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는 계기가 됐어요."
가슴 졸이며 달음박질하던 '대피소' 안엔 섬마을 주민들의 일상이 담겼습니다.
그림 속 이들의 모습은 평화 그 자체입니다.
동시에, NLL 너머의 어선 46척은 긴장이 감도는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고, 고향인 황해도를 지척에 둔 이들에게, 지난 60년은 '흰 머리'만 남긴 회한의 시간입니다.
<녹취> 하영숙(백령도 주민) : "80이 넘도록 살다 보니까 부모님이나 정말 형제들을 못 만나보니까 그게 좀 슬퍼요."
참혹한 전쟁의 기억과 함께 남북한의 대치 상황이 팽팽한 '긴장의 섬' 백령도.
국내외 작가 60명은 이런 분단의 현실을 비틀거나 꼬집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평화를 이야기합니다.
<녹취> 이승미(인천아트플랫폼 관장) : "백령도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를 상징하는 그런 섬이 되기를..."
다음달 7일까지 병원과 성당, 심청각 등 백령도 전역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4일부터는 인천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됩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