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재정·안정관리 부실…보험 가입 안 해

입력 2013.07.31 (21:12)

수정 2013.07.31 (21:46)

<기자 멘트>

노량진 수몰 사고와 어제 방화대교 접속도로 상판 붕괴, 보름 새 일어난 두 사고 모두 서울시가 발주한 공사입니다.

그런데 공사를 맡은 시공사가 재정이나 안전관리 면에서 여러모로 부실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고 과정을 짚어보면 책임관리제하에서 관리감독을 맡은 감리업체나 발주처인 서울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도 분명해 보입니다.

먼저, 시공사의 문제를 박효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7명의 생명을 앗아간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의 주 시공사.

기업신용등급이 최하수준인데다 부도 위기에 몰릴 만큼 자금난에 시달렸습니다.

방화대교 남단 접속도로 공사를 맡은 주 시공사는 지난 2010년 발생한 광주광역시 금남지하상가 붕괴사고로 피해보상금 등 13억여 원의 을 물었고, 2년 가까이 법정관리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발주처인 서울시는 시공사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서울시 관계자 : "파산을 해서 도저히 공사 능력이 없어지면 보증사로 하여금 일을 시키는 경우는 있는데, 다른 현장에 사고 났거나 해서 그걸 이유로 바꿀 수 있는 규정은 없습니다."

특히 이번 붕괴사고의 경우 시공사가 안전사고에 대비한 건설공사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3월 공사 기간이 연장됐지만 보험료 부담으로 보험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겁니다.

이렇다 보니 공사업체들이 공사기간을 단축해 비용 부담을 줄이려다 사고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동주(건설노동조합 교육선전실장) : "재정적으로 빈약하다 보니까 인원도 적게 투입되고 노동강도도 강해지고 안전이나 품질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은 오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감식을 벌이고 목격자와 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공사과정의 과실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기자 멘트>

이처럼 대형사고는 대부분 부실 공사로 인한 인재가 원인인데요.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이듬해 삼풍백화점 붕괴가 대표적이죠.

그래서 도입된 제도가 바로 '책임감리제'입니다.

민간 감리업체가 공사 전반을 관리감독하고 책임지는 제돕니다.

담당 공무원과 시공업체간 유착을 막고 전문성을 높여 부실 공사를 막아보자는 취지인데요.

2백억원 이상 공사는 모두 책임감리제 대상입니다.

발주처인 관공서는 감리업체에 대한 지도만 맡도록 돼 있습니다.

문제는, 최근 잇단 사고에서 보듯이 책임감리제에도 불구하고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인데요.

어떤 문제점이 있고, 또 대안은 없는 것일까요?

<리포트>

방화대교 사고 당시, 직원이 현장에 없었지만 감리 소홀은 아니라고 감리업체는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지난 3월 KTX 운행 중단사고 등, 2년간 네차례의 부실 감리로 벌점이 쌓인 상태였습니다.

<녹취> 건설업계 관계자 : "감리하는 회사가 설계도 같이 하니까,시공사 영향을 안받고 제대로 해보겠다..이렇게 할 수가 없는 구조에요."

감리사와 시공사간 공생관계가 엄격한 감리를 가로막고 있단 겁니다.

정부 지침도 불분명합니다.

책임감리자는 안전관리에 대한 기술'지도'를, 발주처는 감리자를 '지도'만 하게 돼 있습니다.

책임 소재가 모호합니다.

<인터뷰> 조성일(도시기반시설본부장) : "건설기술관리법에 보면, 발주청에서 감리원의 권한을 침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그 사이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감리업무를 제대로 지도 감독할 전문 인력도 부족합니다.

실제 서울시는 노량진 사고 이후, 방화대교 현장을 점검하고도, 그냥 지나쳤습니다.

<인터뷰> 박두용(한성대) : "(공사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자, 원청 아니면 발주첩니다. 이 두군데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시키지 않으면..."

서울시는 시내 대형 공사현장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책임감리제 등의 제도개선 내용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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