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서울에서는 올들어 열대야 현상이 20일 넘게 지속됐습니다.
도심속 고층 건물들이 바깥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 온도가 올라가는 이른바 '열섬 현상'이 주요인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데요,
막혀버린 바람 길을 터서 시원한 도시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지...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 경사면을 따라, 형성된 산바람....
지표면에 닿기도 전에, 병풍처럼 둘러친, 고층 아파트에 막힙니다.
건물 사이로 빠져 나간다 해도, 다른 아파트 단지가 막아섭니다.
서울 도심 바람길은 모두 3갈래.
한강을 따라 부는 서풍, 북한산 자락에서 시작되는 북서풍, 관악산 쪽에서 부는 남서풍, 과거엔 한강에서 합류했지만, 이제는 빌딩 숲과 아파트에 막혀 헤매기 일쑵니다.
도심은 상대적으로 바람이 덜 불다보니, 아스팔트 바닥과 건물 복사열로 계속 달궈지기만 합니다.
이곳의 현재 온도는, 38도를 넘어섭니다.
서울 평균기온보다 6도 이상 높은 셈입니다.
바람길만 터 줘도 상황은 달라집니다.
종로 세운상가 일대.
빌딩숲 사이로, 남북을 가로질러 2km의 공원이 조성되는 걸 가정해 봤더니, 찬 바람 길이 되살아나 기온이 최대 3도 내리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인터뷰> 김연희(국립기상연구소 공학박사) : "난개발하지 않고 도시계획을 할 때 기상환경이나 바람 길을 감안하게 되면, 기온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는 3년 전, 도시계획 때 바람 길을 고려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대책은 내놓지 못했습니다.
바람 길을 거스른 결과는, 정반대의 부작용도 낳습니다.
겨울철이면 빌딩에 부딪쳐 바람이 더욱 거세지는 이른바 '빌딩풍' 현상입니다.
기상재앙이 한층 잦아지는 요즘, 도시계획부터 되돌아 볼 땝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