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소화기가 폭발해 불을 끄던 사람이 숨졌다는 소식, 어제 전해 드렸습니다.
지금은 생산되지 않는 이른바 가압식 소화기가 이상을 일으킨 건데, 이 구형 소화기가 아직도 널리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상가.
통로에 낡은 소화기가 있습니다.
곳곳에 녹이 슬었는데, 제조일자를 보니 30년 전 생산된 제품입니다.
다른 상가에서도 오래된 소화기가 눈에 띕니다.
소화기 점검 내역은 커녕 제조 일자도 표시돼 있지 않습니다.
<녹취> 상가 상인(음성변조) : "저희가 따로 소방 관리를 받고 있으니까 그 쪽에다 (점검을)의뢰 할게요."
이 소화기들은 모두 '가압식 소화기'로 불리는 구형입니다.
90년대 후반 생산이 중단된 가압식 소화기에는 가스 용기가 들어있는데,
손잡이를 쥐면 가스가 분출되고 이 가스 압력으로 소화 분말이 밖으로 분사됩니다.
하지만 소화기가 오래돼 분말이 굳어져 버리면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내부 압력이 높아집니다.
이렇게 되면 녹이 많이 스는 밑부분이 터져나가면서 폭발합니다.
어제 사고도 밑부분이 터진 소화기가 로켓처럼 변해 공장 주인의 목을 강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터뷰> 정지홍 (서울영등포 경찰서 강력계장) : "현장 조사를 해 보니까 폭발위 위력이 얼마나 컸는지 피해자를 충격하고도 후방으로 14m나 더 날라갔습니다."
때문에 구형은 폭발 위험이 거의 없는 신형 '축압식 소화기'로 바꿔야 합니다.
<인터뷰> 이창우(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아직도 가압식 소화기를 갖고 있다면 최소 15년이 넘은 겁니다. 유사시에 소화기가 제대로 작동된다는 담보를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또 압력 표시계가 붙어있는 신형으로 교체했더라도 두세 달에 한 번씩 흔들어줘야 소화 분말이 굳어지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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