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강원도 홍천군에는 마을 상수도관이 집 앞까지 들어와 있는데도, 10여 년 째 지하수를 먹는 마을이 있습니다.
최근에 일부 주민들은 폭염 속에 단수 사태까지 겪었는데요.
도대체 어찌된 사연인지 송승룡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홍천군 대곡1리의 한 음식점입니다.
식수원으로 쓰는 지하수가 말라 나흘째 물이 안 나옵니다.
<인터뷰> 우춘귀(음식점 주인) : "면 삶을 물도 안 나오지. 지금 전혀 영업을 못하고 있는 상태니까요."
음식점뿐만 아닙니다.
90가구 정도가 지하수 관정을 파서 식수로 쓰다 보니, 갈수기엔 물이 끊기기 일쑵니다.
10여 년 전 국비 등 2억 6천여만 원을 들여 매설한 상수관은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세환(강원도 홍천군 대곡1리) : "전 국민이 낸 세금을 그냥 땅속에 묵힌다는 거는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원인은 간이 상수도 관정이 묻힌 땅입니다.
땅 주인이 자기 지하수가 고갈된다며 전기 시설 등의 설치를 10년 넘게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 마을에서는 상수도 관로의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듭니다. 심지어 이 마을 주민들 가운데, 상수도 관로가 매설됐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주민들도 많습니다.
사업 주체인 농림축산식품부와 홍천군도 사업 자체를 아예 모르고 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면서 관련 기록을 뒤지자, 물도 안 나오는 상수관로에 준공검사를 내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윤정용(홍천군 기반조성담당) : "(통수가 되야 됩니까? 안되도 됩니까?) 전체적인 준공은 다 끝나는 게 맞는 거죠. 맞는건데, 사업 성질상 공정별로 사업을 하다 보니까."
농림부는 뒤늦게 부랴부랴 진상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홍천군은 수돗물 공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상수관 공사 10여 년 만에야 수돗물 공급을 겨우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KBS 뉴스 송승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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