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사고로 침몰하던 어선에 갇힌 채 함께 가라앉던 선원이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물이 차오르는 비좁은 공간에 피신한 선원을 해경이 가까스로 찾아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박병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제 새벽 4시, 충남 태안군 서해안의 한 꽃게 어장.
꽃게 어선 한 척이 파란 바닥을 드러낸 채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24톤짜리 꽃게 어선이 인근의 8.5톤 어선을 들이받아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선원 9명 가운데 8명은 무사히 구조됐지만 나머지 1명은 실종된 상황, 해경 구조대가 다급히 수중 수색에 나섭니다.
어두운 바닷속을 플래시 불빛으로 헤치며 수색하던 도중, 어선 한켠 잡은 고기를 가둬두는 장소에서 공기가 남아 있는 빈 공간이 나타납니다.
실종됐던 선원 60살 문모 씨를 찾아낸 순간입니다.
<녹취> 김지용(순경/태안해양경찰서) : "불빛을 비춰보니까 그쪽에 뭔가 감지 되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쪽으로 접근해 보니까 선원 한 분이 떨고 계셨습니다."
구조대원은 서둘러 물안경과 산소 호흡 장치를 문 씨에게 건넨 뒤 배 밖으로 인도합니다.
사라졌던 문 씨가 2시간 반 만에 물 밖으로 무사히 빠져나오는 순간,
<녹취> "나와, 나온다, 나왔다! 잡아 잡아."
구조대원들이 탄성과 함께 문 씨를 끌어올린 뒤 건강을 살핍니다.
경찰은 문 씨가 피신했던 공간이 50cm정도로 공기가 거의 없는 상태여서 20~30분만 지체했어도 생명이 위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박병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