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최용수와 '황새' 황선홍의 올 시즌 세 번째 사령탑 대결은 독수리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최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홈경기에서 황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를 2-0으로 이겼다.
과거 국가대표 스트라이커로 경쟁한 두 사령탑의 대결은 올 시즌 묘하게 얽힌 악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서울이 올 시즌 초반 크게 흔들린 빌미를 제공한 것이 포항이었고, 서울이 하위권을 헤맬 때 다시 충격을 준 것도 포항이었다.
서울은 올해 3월 2일 포항과의 개막전에서 다잡은 경기를 무승부로 마쳤다.
그 길로 슬럼프에 빠져 무려 7경기에서 승수를 쌓지 못했다.
서울은 리그 9위로 휘청거리던 올해 7월 3일 포항과의 원정경기에서도 0-1로 패배해 자존심을 구겼다.
최 감독은 이번 세 번째 대결을 앞두고 "빚을 꼭 갚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묘하게도 이날 경기도 서울, 포항에는 무조건 승리해야 할 중요한 일전이었다.
포항이 패배하면 선두 유지가 어려워질 상황이었고 서울이 지면 리그 2연패의 의지가 흔들릴 수 있는 처지였다.
황 감독은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전력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고, 최 감독은 "내가 할 말을 황 감독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가 서울의 완승으로 끝나자 두 사령탑의 안색은 예상대로 크게 달랐다.
황 감독은 "'상암 징크스'가 없는 줄 알았는데 있는 것 같다"며 경기 외적인 패인을 찾으려고 했다.
서울은 이날 경기 전까지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을 상대로 11경기 무패행진(9승2무)을 달리고 있었다.
최 감독은 '빚을 갚았느냐'는 물음에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절대강자는 없다"며 "7강이 겨루는 상위 스플릿에서는 빚은 항상 주고받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황 감독과의 맞대결 전적에서 4승2무3패로 1승 앞섰다.
K리그 클래식의 우승경쟁은 서울의 승리, 포항의 패배로 혼전에 돌입했다. 두 사령탑의 올 시즌 마지막 대결의 내용과 결과에 벌써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