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움직였나?’ 박인비, 퍼팅 하려다 벌타

입력 2013.09.13 (22:54)

수정 2013.09.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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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공이 움직였나?'

동반 플레이를 펼친 선수들도 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미세하게 움직인 공 때문에 박인비(25·KB금융그룹)의 골프 캘린더 그랜드슬램의 꿈이 저만큼 멀어졌다.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1·6천428야드)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 2번 홀(파3).

파 퍼트를 놓친 박인비가 보기 퍼트를 하려고 공 쪽으로 다가가는 듯하더니 이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홀에서 불과 1.5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놓인 공이 살짝 움직였다는 것이다.

박인비가 퍼트를 하고자 정확히 스탠스를 취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골프 규칙 제2장에 보면 '플레이어가 스탠스를 취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클럽을 볼 바로 앞이나 뒤의 땅에 댔을 때 볼에 어드레스한 것이 된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어드레스를 취했더라도 선수가 공이 움직인 원인이 되는 일을 하지 않았다면 벌타를 받지 않을 수 있었다.

그 바람에 보기로 마칠 수 있었던 2번 홀에서 2타를 잃은 박인비는 결국 3오버파 74타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박인비는 1라운드를 마친 뒤 골프 전문 케이블-위성 채널 J골프와의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스탠스를 취하지 않은 상태면 어드레스로 간주하지 않았지만 규정이 바뀌어 클럽이 닿으면 어드레스로 보기 때문에 1벌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어드레스 후 공이 움직인 상황의 벌타와 관련해 박인비는 나쁜 기억이 하나 있다.

2010년 3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골프토너먼트 PRGR 레이디스 최종 라운드 1번 홀(파4)에서 이날과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당시 박인비는 1타 차 1위로 경기를 마쳤지만 동반 플레이를 펼친 선수들이 '1번 홀 그린 위에서 박인비가 어드레스를 하는 순간 공이 움직였는데 그대로 쳤다'며 경기위원회에 알린 것이다.

결국 공을 원위치에 놓지 않고 그대로 쳤다는 이유로 2벌타를 받은 박인비는 우승을 웨이윤제(대만)에게 내주고 공동 2위로 내려앉아야 했다.

지난달 브리티시오픈 3라운드에서도 박인비는 4번 홀에서 퍼트를 앞두고 공이 움직이는 상황을 맞았다.

이때는 경기위원을 불러 바람 때문이라는 확인을 받아 벌타 없이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박인비는 이날 1라운드에 대해 "샷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아이언 샷이나 드라이브샷은 생각대로 됐다"며 "퍼트가 안 됐고 어프로치샷 실수가 두어 번 나와 3오버파에 그쳤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날 퍼트를 31회나 시도해 그린 위에서 고전했다는 사실이 기록으로 나타났다.

박인비는 "점수로 보면 굉장히 경기가 안 풀린 것 같지만 그래도 최악의 라운드는 아니다"라며 2라운드 이후 분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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