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이 된 ‘우리의 삶의 흔적, 도시의 기억’

입력 2013.09.23 (06:45)

수정 2013.09.23 (07:53)

<앵커 멘트>

지난 6,7,8십년대...우리나라는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죠?

하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사이 골목길의 정다운 가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우리가 쓰던 물건도 쉬이 버려졌는데요.

시민 두 명이 지난 시절 우리의 생활이 담긴 물건 8백여 점을 꾸준히 모아 박물관에 기증해, 화제입니다.

김가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노랗게 세월의 흔적이 내려앉은 트랜지스터 라디오.

첫 수출 가전으로 기록된 제품입니다.

여닫이 문이 달린 흑백 TV는 성장시대의 상징으로, 동네의 오락관이었습니다.

76년 체신부의 자석식 전화기에 일본서 건너온 7인치짜리 도너츠판 턴테이블까지,

전자공학도였던 기증자가 40여 년간 수집한 가전제품입니다.

<인터뷰> 최달용 (69세/기증자): "상당히 불쌍한 애들이었어요. 막 버리라고 그러기도 하고 조금 고장나서 버려진 제품들 제가 주워와서 고치기도 하고요."

1972년부터 40년간 서울 금호동의 터줏대감이었던 형제이발소...

녹슨 몸뚱이에 붕대마냥 청테이프를 칭칭 감고도 골목길을 잘만 누볐던 자전거도, 우리네 일상이 담긴 까만색 장부도, 세월의 녹이 슳어 갈 곳을 잃었지만, 이젠 박물관의 유물이 됐습니다.

<인터뷰> 박현숙 (고 이용범 기증자 부인): "우리 세대가 아니라 미래의 유물이 될 수있는 그런 물건들이다. 버려지면 안된다고 (말씀하셨어요.)"

서민들의 삶의 흔적과 도시의 기억이 담긴 기증품 8백여점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내년 3월까지 전시됩니다.

KBS 뉴스 김가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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