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여성이 운전하는 차량만 노려 일부러 사고를 낸 뒤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5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최준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택가 이면도로.
운전자가 남성을 피해 속도를 줄이는 순간.
남성의 손이 차량 측면 반사경에 부딪힌 겁니다.
운전자는 병원으로 갈 것을 권했지만, 남성은 파스 값만 달라며 현금을 요구했습니다.
고의로 사고를 낸 뒤 현금을 요구하는, 전형적인 자해공갈 수법에 걸린 겁니다.
<녹취> 안00(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술 냄새, 술 냄새가 정말 심했어요. 그리고 피한다고 생각했는데… 불안감 때문에 무서웠거든요. 처음으로 사람 친 거라서 무서워서…."
이 여성도 똑같은 일을 당했습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아예 차량을 멈췄는데도 충돌이 일어났고, 남성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한 탓에 현금을 건넬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양00(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제가 내려서 괜찮으시냐고 물어보니까 '운전 똑바로 하라'고 하면서 자기가 운전 해 볼 테니까 아가씨가 지나가 보라고, 내가 똑같이 쳐주겠다고…"
경찰에 붙잡힌 56살 최 모씨는 이면도로와 같이 좁은 길에서 여성이 운전하는 차량만 골라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지난달 22일부터 사흘 동안 신고 접수된 피해자만 4 명.
<인터뷰> 고문일(제주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장) : "병원에 가는 것을 꺼립니다. 그리고 파스나 약국에 가서 약을 사서 자체적으로 치료하겠다면서 돈을 요구할 때는 일단 자해 공갈범으로 의심하면 되겠습니다."
경찰은 이면도로는 물론, 좁은 주차장이나 사각이 많은 도로를 운전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하고, 후진할 때 이런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심스러울 경우 반드시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