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가정 폭력의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떼놓는 것, 당연한 조치일 텐데요, 관련 법률까지 만들어 놓았지만 실제는 집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해자를 감호위탁할 시설이 없기 때문인데 피해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넉 달 전, 여성 보호 쉼터로 피신 온 31살 김모씨, 1년 전부터 손찌검이 잦은 남편 때문에 여러 번 병원과 경찰서를 오갔습니다.
김씨에게 남편과 한 공간에 있다는 것 자체가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인터뷰> 김○○(가정 폭력 피해자) : "가슴이 되게 많이 두근두근거리고, 초조해요. 한 12시까지는 사실 자는 척을 해요. 신랑이 잠들 때까지는 자는 척을 하고."
최근 5년 동안 신고된 전국의 가정폭력 5만 5천여 건 가운데, 아내 학대가 무려 70%입니다.
부부간 가정 폭력 사건은 남편이 구속되면 가족의 생계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 60% 이상이 가정 보호사건으로 송치됩니다.
폭력 남편은 구속 대신 격리 시설에 수용하는 감호위탁 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호위탁 처분은 1999년 제정된 이후, 2006년까지 15건만 내려졌고 최근 7년 동안은 한 건도 없습니다.
폭력 남편을 따로 수용할 감호위탁 시설이 없어 처분을 내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강미정(창원여성의 집 관장) : "(가해자가) 심리적인 치료를 받아야 된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하거든요. 각 시, 군에 하나씩은 있어야 되는 건데."
제도를 마련하고도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피해 여성이 가정 폭력 남편을 알아서 피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