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쉽게 잠이 들게 해주는 불면증 치료제, 성폭행 등 범죄에 악용되기도 하는데요..
이런 약들은 정신혼란, 환각 등의 부작용이 있어 단기간 처방하도록 돼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정을 어기는 병의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기현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5월 부산의 한 대형병원, 70대 여성이 불면증 치료제인 트리아졸람 180일분을 처방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약의 1회 최대 처방기간은 21일.. 9배나 길게 처방받은 것입니다.
<인터뷰>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워낙 병원 자주 찾아오시는 분들이기도 하고 집 멀리 사신다고 사정 좀 부탁하시면 부득이하게 처방해드리기도 하고..."
최면진정제인 졸피뎀과 트리아졸람의 1회 처방 기간은 각각 30일과 21일로 정해져 있지만 이를 초과한 처방 건수는 1년새 60%나 증가했습니다.
수원의 한 병원에선 지난 2년간 처방건수의 90% 가까이를 초과 처방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의약품들의 허가사항에 1회 치료기간이 있는 건 부작용이 있다는 점 때문이라는 겁니다.
정신상태가 혼란해지는 이른바 섬망과 환각, 기억상실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환자는 청장년에 비해 섬망 발생률이 4.4배나 높습니다.
<인터뷰> 정현강(교수/고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컨디션이 안 좋거나 노인이거나 수술 직후라거나 못 움직이는 상태라거나 그런 경우에 많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안전성이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인터뷰> 최동익(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 "의약품의 핵심은 안전성이기때문에 이러한 의약품에 대해서는 집중 심사를 실시해서 진료비 삭감 뿐만 아니라 병원 평가에 반영해야 합니다."
특히 인터넷 등을 통해 불법 판매되면서 각종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큰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기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