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효도 라디오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트로트 수천 곡이 함께 들어 있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요즘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지만, 이 제품에 들어있는 곡들은 대부분 저작권료를 내지 않은 불법 복제 음악이었습니다.
김성주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전통 시장.
시장 여기 저기서 트로트 음악이 울려 퍼집니다.
음악이 나오는 곳은 가판대마다 진열된 작은 라디오.
어른들이 좋아하는 트로트 수천 곡이 들어있어 일명 '효도 라디오'로도 불립니다.
<녹취> 음원 판매 업자(음성변조) : "(이게 뭐예요?) MP3요(몇 곡 들었어요?) 2천 2백 곡, 등산갈 때 좋아요... (많이 나가요?)네..."
서울 용산 전자 상가에서도 CD 수백 장 분량의 노래가 든 라디오를 단 돈 3,4 만 원에 살 수 있다고 유혹합니다.
<녹취> 음원 판매 업자(음성변조) : "이건 칩에 2천 4백곡이니가 CD 몇 개 값 이예요... 일반 CD가 다 이것 때문에 죽은거야..."
도매 업자들은 찾는 사람이 많아 물건 대기도 벅찰 정도라고 말합니다.
<녹취> 도매 업자(음성변조) : "서울보다는 지방이...100개 2백개씩 막 그렇게...(팔려요)지금 물건이 없어서 못 나갈 지경이예요"
문광부 특별사법경찰이 도매 업자를 급습했습니다.
<녹취> "(저작권 쪽에서 나오신 건가요?) 사법 경찰이예요."
곳곳에 소형 라디오가 쌓여 있는데, 숨겨놓은 작은 통에서 메모리 칩이 쏟아집니다.
칩 하나에는 불법 복제한 가요가 2천 곡 이상 들어있습니다.
<녹취> "2천곡 3천곡...이건 없는 건가요? (빈 거예요. 만들려고...) 만들려고 준비를 해 놓으신 거네요."
이런 불법 메모리 칩을 중국에서 수입된 라디오에 끼워 파는 건데, 칩이 들어간 라디오는 지금까지 2백만 대 정도 팔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라디오에 들어있는 불법 복제 칩 때문에 트로트 음반 판매가 70% 이상 줄었다는 게 업계의 얘기입니다.
<인터뷰> 유승환(한국음반산업협회 법무팀장) : "음원 피해액이 업체당 20억씩, 업계 전체로 따지면 8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화관광부는 서울과 부산에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여 불법 복제된 메모리 칩 등 2만 여 점을 압수하고 공급 업자를 쫓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김성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