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가족 회사 ‘대리 경영’ 정황 포착

입력 2013.11.13 (21:22)

수정 2013.11.14 (09:09)

<앵커 멘트>

앞서 보셨듯이, 김우중 전 회장에게 차량을 제공한 회사는 김 전 회장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런데, 김 전 회장이 이 회사 경영을 뒤에서 조정하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녹취도 입수했습니다.

계속해서 윤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양산의 에이원 골프장, 김우중 전 회장 가족이 경영권을 쥐고 있습니다.

이 골프장과 중국에 있는 한 업체와의 자금 거래 내역, 2년 전 에이원은 중국에 있는 한 중소기업에 20억 원을 빌려줬습니다.

공장 건설 등을 위한 자금 지원으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업체의 이 내부문서를 보면 내용은 다릅니다.

에이원에서 빌린 돈으로 공장을 세운 게 아니라, 싱가폴에 있는 회사에서 빌린 220만 달러를 갚는다고 돼 있습니다.

싱가폴에 있는 '선 인베스트먼트'는 바로 김 전 회장의 두 아들이 소유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결국, 에이원 회삿돈 20억 원이 중국 업체를 거쳐 김우중 씨 아들 회사로 들어간 겁니다.

KBS가 확보한 녹취록에는 이 자금 거래를 김 전 회장이 지시한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녹취> 에이원 관계자(음성변조) : "(김 회장님이 말씀하셔 가지고.) '아버지(김우중)가 하라고 해서 하는데', 내가 이것 때문에 사표내라는 소리도 듣고 별 얘기를 다 들었어요"

김 전 회장이 에이원의 다른 대주주와 공동 경영 문제를 논의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녹취> 에이원 관계자(음성변조) : "그쪽에서 '공동경영을 말씀하시냐?' 그랬더니 김우중 회장님이 '좋다' 이렇게 얘기하셨다고..."

에이원 측은 중국 기업에 돈을 빌려준 건 맞지만,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는 알지 못 하고, 김 전 회장이 경영에 개입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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