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가족 회사 ‘대리 경영’ 정황 포착

입력 2013.11.14 (07:29)

수정 2013.11.14 (09:09)

<앵커 멘트>

김우중 전 회장에게 차량을 제공한 회사는 서류상으론 김 전 회장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런데, 김 전 회장이 이 회사 경영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을 KBS가 입수했습니다.

이어서 윤 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 인근에 있는 27홀 규모의 에이원 골프장, 김우중 전 회장 가족이 경영권을 쥐고 있습니다.

2년 전 에이원은 중국에 있는 한 중소기업에 20억 원을 빌려줬습니다.

공장 건설 등을 위한 자금 지원 명목입니다.

하지만 중국 업체 문서에는 에이원에서 빌린 돈으로 선 인베스트먼트에서 빌린 220만 달러를 갚는다고 돼 있습니다.

'선 인베스트먼트'는 바로 김 전 회장의 두 아들이 소유한 회사입니다.

에이원 회삿돈 20억 원이 중국 업체를 거쳐 김우중 씨 아들 회사로 들어간 겁니다.

KBS가 확보한 녹취파일에는 김 전 회장이 이 자금 거래를 지시한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녹취> 에이원 관계자 (음성변조) : "(김 회장님이 말씀하셔 가지고.) '아버지(김우중)가 하라고 해서 하는데'라며, 내가 이것 때문에 사표내라는 소리도 듣고 별 얘기를 다 들었어요"

<인터뷰> 이대순(변호사) : "그 회사에 여러 가지 관계, 투자일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사회나 회사에 보고된 내용하고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된 겁니다. 그런 경우에는 배임이 돼요."

김 전 회장이 에이원의 다른 대주주와 공동 경영 문제를 논의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녹취> 에이원 관계자 (음성변조) : "그쪽에서 '공동경영을 말씀하시냐?' 그랬더니 김우중 회장님이 '좋다' 이렇게 얘기하셨다고 그러는데..."

에이원 측은 중국 기업에 돈을 빌려준 건 맞지만,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는 알지 못하고, 김 전 회장이 경영에 개입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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