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려고 정부와 코레일이 수억원을 들여 전국 주요 기차역에 자전거 주차장들을 만들어놓았는데요, 그런데 이 자전거 주차장들 툭하면 고장이 나는등 제대로 이용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 현장을 박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루 평균 만여 명이 이용하는 울산역.
역사 옆에 7억 원이 투입된 자전거 주차장이 있는데, 점검중이라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뜹니다.
지난 7월 준공 이후 4개월이 가깝도록 이용 시민은 없고 건물만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녹취> 시민 : "만들어 놓고, 사용도 안하고 폼으로 만들어놓고 렌터카 주차장이 돼 버렸어요. 뭐하는 행정인지. "
7억 천만 원이 든 서울 영등포역 자전거주차장.
자전거를 넣고 빼는데 10초 밖에 안 걸린다는 시설이 고장나 최근 일주일이나 작동을 멈췄습니다.
툭하면 고장이 나는 바람에 일부 시민들은 불만의 표시로 자전거를 아예 역 사무실에 떠맡겨 놨습니다.
역무원들도 자전거 주차장을 애물단지 취급합니다.
<녹취> 역무원 : "출고가 안돼요. 고장, 에러가 나는 거에요. 에러가 나면 와가지고 저희한테 갖은 폭언을 다 하죠. 욕은 솔직히 우리가 다 먹어요."
지난 8월 고장이 나 두 달 동안 운영이 중단됐던 광주역 자전거주차장.
이달초 운영이 재개됐지만 보관된 자전거는 17대, 이용률 10%에 그치고 있습니다.
<녹취> 역무원 : "시스템이 불안정하다니까요. 넣어놨는데 고장나면 누구한테... 자전거 빼가야 하는데? 미치고 환장할 일이에요."
고장이 잦은데도 체계적 관리는 안되고 있습니다.
관리자나 안내하는 사람이 상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이처럼 문이 굳게 닫힌지 오래입니다.
전시 행정이라는 불만이 나옵니다.
<인터뷰> 문학(대학생) : "보통 여기 자전거를 타고 잘 다니지 않는 도로인데요. 저렇게 보여주는 거에 비싼 돈을 들여서 쓰지 말고."
전국 14개 철도역에 자전거 주차장을 짓는 데 정부 보조금 등 87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현장추적 박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