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소아암에 걸린 손자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가족 5명이 소나무를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자체 제작한 도구까지 활용해 11시간 동안 소나무 한 그루를 뽑고 운반했습니다.
박선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울산 가지산 도립공원의 8부 능선 부근.
시가 천 만 원 상당의 100년 된 소나무가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지난달 9일, 54살 최모 씨와 최 씨의 아들, 그리고 아들의 동서 3명 등 5명이, 삽과 곡괭이로 3미터 짜리 소나무를 파 냈습니다.
<인터뷰> 정재환(울주경찰서 형사2팀) :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나무를 들어 올려..분뜨기라고 합니다.또 수분 스프레이를 뿌려 나무를 숨쉴 수 있도록.."
이들은 직접 제작한 알루미늄 썰매에 소나무를 싣고 11시간 만에 산 아래로 옮겼습니다.
이들은 소나무를 운반하면서 장애가 되는 나무 가지 등을 마구 자르는 등 산림까지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리 준비한 화물차에 소나무를 실으려는 순간, 주민들에게 덜미를 잡히자 소나무를 두고 달아났습니다.
<인터뷰> 맹종익(주민) : "송이 캐러 갔다가 웅성대는 사람 소리가 들려서 보니까 나무를 운반하고.."
전과 12범의 최 씨는 소아암을 앓고 있는 7살 짜리 손자의 수술비에 보태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 조사에서 밝혔습니다.
그러나 최씨는 훔친 소나무를 키워 1년 뒤에 비싸게 팔려고 했다고도 밝혀, 경찰은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선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