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설 맞아 특별사면”…역대 정권 사면 남발

입력 2013.12.23 (21:19)

수정 2013.12.23 (21:53)

<앵커 멘트>

대통령 고유 권한인 사면은 특별사면과 일반사면으로 나뉩니다.

특별사면은 재판이 끝난 특정인에 대해 형 집행을 하지 않는 것이고, 일반사면은 특정 범죄를 지정해 그 범죄에 해당하는 모든 사람들을 재판 여부와 관계 없이 용서해 주는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설 때 서민 생계형 범죄에 대한 특별사면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곽희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특별사면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부정부패나 사회 지도층 범죄는 제외하고, 순수 서민 생계형 범죄에 한해 특별사면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기는 내년 설 명절이 되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특히 대상과 규모는 가급적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면권을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대선 공약으로 밝혔던 박 대통령은 3.1절이나 광복절에도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아지는 경제 지표의 효과를 서민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민생을 챙기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치인들이나 재벌 등은 배제되고 경범죄와 생계형 범죄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서민들이 주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의 특별사면 결정에 여야는 한 목소리로 환영하면서 대상자를 엄정하게 심사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곽희섭입니다.

<앵커 멘트>

역대 대통령들은 재임 기간에 많은 횟수에 걸쳐 '특별사면'을 실시했습니다.

김영삼 정부 때 총 9차례, 김대중 정부 7차례 노무현 정부 8차례, 이명박 정부도 7차례에 걸쳐 특별사면을 했습니다.

사면 때마다 사회갈등 치유와 국민통합을 내세웠지만 사면권 남용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어서 홍혜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인허가 비리로 징역 2년 6개월형을 받았지만 특별사면으로 구속 10개월만에 석방됐습니다.

<인터뷰> 박정하(전 청와대 대변인) : "민간위원이 다수 포함된 사면심사위원회를 통하는 등 진일보한 절차를 거쳤습니다."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등 최측근 인사들도 임기말 특사에 포함됐습니다.

노무현 정부도 마찬가지.

오랜 후원자였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최측근이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등이 역시 대통령의 은전을 받았습니다.

김영삼 정부 때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임기말에 특별사면됐고, 노태우 정권 때도 전경환 씨와 처남 이창석 씨 등 5공 비리 관련자가 대거 명단에 올랐습니다.

역대 정권의 특별사면이 측근 챙기기나 정치적 부담을 덜고 가기 위한 수단으로 비판받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고문현(숭실대 법대 교수) : "자기와 가까운 정치인을 사면해주는 측근봐주기는 지양되어야 합니다."

이런 비판을 감안한 듯 내년 설에 이뤄질 특사는 예전의 관행에서 벗어나 생계형 민생사범에 국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기회에 측근 인사 등에 대한 사면을 제한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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