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천사’ 3년째 자선냄비에 억대 기부

입력 2013.12.23 (21:23)

수정 2013.12.24 (07:46)

<앵커 멘트>

2년 전부터 이맘때면 큰돈을 기부했던 얼굴없는 천사, 기억하시는지요?

네, 올해도 같은 사람으로 보이는 기부자가 조용히 1억 원을 놓고 사라졌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1억 천 만원을 구세군 자선냄비에 기부한 사실이..."

<녹취>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1억 천만 원짜리 수표를 넣은 바로 그 후원자로..."

2년 전과 지난해 서울 명동의 자선냄비에 1억여 원씩을 기부했던 6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

자신을 '신월동 주민'이라고만 밝힌 이 남성이 어제 저녁 또 다시 명동에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도 흰봉투 하나를 조용히 내밀었습니다.

<인터뷰> 최수진(구세군 사관생도) : "좋은 일을 하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날까요?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렇게 주시고 나서 홀연히 돌아가셨어요."

지난해처럼 1억 원짜리 수표였습니다.

벌써 3년째, 자선냄비에 넣은 돈이 3억원을 넘었습니다.

예년과 같은 필적으로 정성스런 편지도 썼습니다.

지난 세월 고도성장의 주역이었지만 지금은 병마로 고통받는 불우 이웃이 있다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인터뷰> 이수근(구세군 자선냄비본부 사무총장) : "저소득층 독거노인을 위해 쓰는 것이 가장 기부자의 뜻에 맞게 쓰는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최근에 발견된 6,800만 원짜리 채권에 이은 1억원짜리 수표.

작지만 아끼던 귀금속에서 꼬마 천사들이 넣은 백원짜리 동전까지.

얼굴과 이름을 숨긴 천사들이 불황으로 얼어붙은 거리에 사랑의 온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