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창업 2명 중 1명은 ‘여사장’…이유는?

입력 2013.12.27 (21:38)

수정 2013.12.27 (21:54)

<앵커 멘트>

지난해에 창업한 개인사업자 2명중 1명은 여성이었습니다.

이른바 '여사장 시대'가 열리고 있는건데 여성 창업이 느는 이유 조빛나, 이해연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85년 서울 동대문에서 제과 원료 수입 사업을 시작한 이은자 사장.

이씨가 창업할 때만 해도 여사장이 드물었습니다.

이젠 자체 개발한 제품을 호텔과 대기업에 공급하며 연매출이 100억 원으로 늘었지만,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남성 중심의 사업 문화였습니다.

<인터뷰> 이은자(철은인터내셔날 대표) : "남자들 사우나 가는데 따라갈 수 없고 술을 못하니까 쫓아갈 수도 없고 여자가 뭘, 그런 식의 눈빛 그런 게 정말 상처가 됐었거든요."

세월이 흐르면서 이젠 여성 창업이 낯설지 않습니다.

지난해 문을 연 법인 5곳 가운데 1곳은 여성이 사장이었고, 개인사업자 창업은 여사장이 절반이나 됐습니다.

<녹취> "이건 인도에서 들여온 거고요."

박선아 씨는 평범한 주부로 지내다 지난해 액세서리 판매점을 창업했고.

<녹취> "붉은색은 딸기를 넣어서 했고요."

송영숙 씨는 올해 음식점을 열었습니다.

여성이어서 창업하기 어려운 게 아니라 여성이어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는 게 요즘 여사장들의 생각입니다.

<인터뷰> 송영숙(바움체움 대표) : "여성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한 것 같아요. 여성이 꼭 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있거든요."

특히 숙박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의 경우 남성보다 오히려 여성 창업이 더 많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리포트>

11년간 무역 회사에서 일했던 유민희 씨는 올해 4월 경력을 살려 해외 무역사업에 나섰습니다.

쌍둥이를 출산한 후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게 어려워 아예 창업으로 눈을 돌린 겁니다.

<인터뷰> 유민희(갤럭시코리아 대표) : "애들이 갑자기 아프거나 갑자기 달려가야된다거나 그런 상황이 많이 생기는데 그때 좀 유동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는 점(이 좋아요.)'"

남편의 조기 퇴직으로 가정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여성이 증가한 것도 창업이 늘어난 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청년실업으로 20대 여성까지 창업 대열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선호(서울여성능력개발원 창업지원팀장) : "대학교 졸업하고 나서 바로 창업 전선으로 하는 여성분이 많습니다. 취업도 많이 어렵고"

문제는 여성이 창업한 기업은 해마다 16%씩 사라져 남성 창업 기업에 비해 소멸률이 높다는 겁니다.

여성 창업은 대부분 1,2인 업체에 집중돼 창업은 비교적 수월하지만, 1인 다역을 해야 하는 만큼 어려움도 많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박데레사(레드플러그 대표) : "혼자 결정하고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어서 옳게 하고 있는 건지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특히 여성 창업의 절반 이상은 경험과 무관한 분야인데다, 고부가 가치 업종보다는 음식업과 판매업 등에 편중돼 있는 것도 한계로 꼽히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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