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 테니스의 현재와 미래인 세리나 윌리엄스(1위)와 슬론 스티븐스(13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스는 19일 호주 멜버른의 파크 테니스장에서 열린 여자단식 16강에서 아나 이바노비치(14위·세르비아)에게 져 탈락했다.
그런데 이때 TV 중계 카메라가 이 경기를 지켜보던 스티븐스를 잡은 게 화근이었다.
스티븐스는 경기를 보며 이를 하얗게 드러내놓고 웃고 있었다. 곁에 있던 팀원과 하이파이브를 연상시키는 동작도 했다.
이 장면은 호주 방송 채널7을 타고 그대로 전파를 탔다.
방송사는 스티븐스가 윌리엄스의 탈락을 축하한 게 아니라 이바노비치의 승리 세리모니를 흉내 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스티븐스는 공개적으로 윌리엄스를 비판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투어대회에서 윌리엄스와 맞붙은 스티븐스는 윌리엄스의 고함에 불평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5월 한 인터뷰에서 윌리엄스를 위선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포그니니는 무성의한 경기 태도 '논란'
남자프로테니스(ATP) 16위 파비오 포그니니(이탈리아)는 심드렁한 경기 태도 때문에 팬들의 눈총을 받았다.
문제가 된 경기는 19일 포그니니와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간에 벌어진 남자단식 16강이다.
포그니니는 선심보다 더 뒤에 서서 경기하는가 하면 경기 도중 한 손으로 선심을 밀쳐내는 등 진지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비교적 덥지 않은 날씨임에도 물 한 병을 머리에 전부 쏟고, 라인을 벗어난 게 비교적 명확히 판단되는 샷인데도 비디오 판독을 요구하기도 했다.
여기까지 '애교'로 볼 수 있었지만 포그니니는 선을 넘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포그니니가 라켓을 던졌는데 너무 힘차게 던진 탓에 라켓이 조코비치 코트로 넘어가 버린 것이다.
조코비치는 당황스러워하며 웃어넘겼지만 팬들의 눈살은 이미 찌푸려질 대로 찌푸려졌다.
포그니니는 이날 조코비치에게 0-3(3-6, 0-6, 2-6)으로 져 탈락했다.
베르디흐, 2년 새 앤더슨에게만 10전 전승
남자 랭킹 7위 토마스 베르디흐(체코)가 케빈 앤더슨(21위·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천적임을 재증명했다.
베르디흐는 19일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에서 앤더슨을 3-0(6-2, 6-2, 6-3)으로 꺾었다.
이번 승리는 베르디흐가 앤더슨에게 따낸 10번째 승리였다. 이들은 2012년 호주오픈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10차례 만났는데 모두 베르디흐가 이겼다.
2년 사이에 두 선수가 이렇게 많이 만난 것은 드물다.
로저 페더러(6위·스위스)와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5위·아르헨티나)만 이들보다 더 많이 만났을 뿐이다. 페더러와 델 포트로는 2012년부터 11차례 맞대결했다.
그다음이 베르디흐-앤더슨,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조코비치다.
상위권인 나달과 조코비치는 결승이나 준결승에서의 맞대결이 성사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점에서 볼 때 베르디흐와 앤더슨의 인연은 더욱 특별하다.
베르디흐에게 10패째를 당한 앤더슨은 "솔직히 말하자면 베르디흐는 오늘 날 상대로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며 "그렇게 많이 겨뤘는데도 더 큰 경기력 차로 10번째 패배를 당했다는 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