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달을 닮은 조선백자 '달 항아리'가 올 봄 유네스코 본부에 전시됩니다.
대를 이어 전통 방식으로 자기를 빚고 있는 도예가 신경균 씨의 작품인데요.
이하경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
그 달을 닮은 조선 백자, 달 항아리.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이어 붙여 만든 소박한 형태에는 무심한듯한 아름다움이 배어있습니다.
이 '달항아리'를 포함한 우리 도예 작품 백여 점이 오는 3월,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전시됩니다.
도자기 전시로서는 처음입니다.
전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까다로운 유네스코 측 심사관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은 도예가 신경균 씨입니다.
그는 부친의 대를 이어 전통 방식으로 가마에서 조선 자기를 구워내고 있습니다.
질 좋은 백토를 골라 숙성시키고, 자기를 빚어내기까지 4개월.
여기에 5년 이상 건조한 소나무로 가마에 불을 지펴 72시간을 기다려야 얻을 수 있는 전통 도자기의 빛과 질감.
그 미련하리 만치 정직한 '시간의 선물'에 매료돼 20여 년을 보냈습니다.
<인터뷰> 신경균(도예가) : "어떤 기술이 소멸되고 나면 그걸 되살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아버지, 조상에게 물려받은 것을 지켜나가고 싶은 마음이 제일 강한거죠."
쓰임이 있는 생활 속 예술로 우리 곁을 지켰던 조선 백자의 아름다움에 세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됩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