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뇌물은 기본…8급 공무원 ‘비리 종합세트’

입력 2014.02.21 (12:30)

수정 2014.02.21 (13:32)

<앵커 멘트>

횡령에 뇌물수수 직권남용까지 비리란 비리는 다 저지른 8급 공무원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공공근로자들을 자신의 밭에 데려가 농사일을 시키기까지 했습니다.

송승룡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정선군청 화암면사무소 8급 공무원 이 모 씨가 농사를 짓던 밭입니다.

지난 2009년부터 공공근로업무를 담당하던 이 씨는 이 밭에서 근로자들에게 농사 일을 시켰습니다.

많게는 하루에 18명을 투입했습니다.

이후 3년 동안 매년 4달씩 이런 식으로 농사를 지어 수익 천6백여만 원을 챙겼습니다.

<녹취> 당시 공공근로자 : "담당자가 시키는데 안하면 우리가 그만둬야죠. 담당자의 말을 어길수가 없잖아요."

이 씨는 겨울에 제설장비를 쓰지 않고도 마치 쓴 것처럼 가짜 서류를 만들어 군청 제설사용료에 손을 댔고, 제설업자들에겐 뇌물까지 받았습니다.

종자대금도 자기 돈처럼 쓰는 등 군비 3천여만 원을 챙겼습니다.

공직생활 18년 가운데 16년 이상을 한 면사무소에서 근무한 이 씨.

지난 2010년 군청 자체 감사에서 적발됐는데도 훈계만 받았고, 당시 동료들은 이를 묵인하거나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해주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양승현(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공무원이 한 지역에 장기간 근무하면서 이와같은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경찰은 이 씨를 횡령과 뇌물수수, 직권 남용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또, 이 씨의 비리를 묵인하거나 도와준 공무원과 뇌물을 제공한 장비업자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송승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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