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이틀 전 터키 총리가 아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숨기라고 말하는 통화 내용이 공개됐는데요.
총리가 조작이라고 주장하자, 이번엔 뇌물을 어떻게 받아 챙겼는지 짐작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녹취 파일이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김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추가 공개된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아들과의 통화 녹음.
기업인이 주려던 뇌물 액수가 약속보다 적다며, 아들에게 돈을 받지 말라고 지시합니다.
<인터뷰> 에르도안 : "(시트키가 어제와서 천만달러까지 가능할 것 같다고 했어요.) (그 정도는) 받지 마라."
언급된 기업인은 정부의 대규모 가스관 건설을 수주하고, 면세 혜택까지 받은 운송회사 회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자금 제공자가 여러 명이라는 점을 추측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녹취> 에르도안 총리 :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 돈을 가져오는 다른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약하고 우리가 장악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아라."
앞서 아들에게 1조원 상당의 거액을 숨기라고 지시하는 도청 녹음이 공개된 데 이어, 이번엔 어떻게 뇌물을 챙겼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녹취까지 공개된 것입니다.
터키 정부는 총리의 전화가 도청된 사실은 인정했지만, 파일은 조작됐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확산되면서 터키 정국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