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이곳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1908년 일제가 '경성감옥'이란 이름으로 처음 세웠습니다.
광복 때까지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투옥돼 고초를 겪었는데요, 특히 유관순,안창호,손병희 같은 열사들은 고문 끝에 옥에서, 또는 출소 뒤 순국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정신과 일제의 폭압통치 실상이 생생한 이곳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박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챗살 모양으로 뻗어있는 옥사, 옛 서대문형무소입니다.
애국지사들을 감시했던 10미터 높이의 망루와 1km에 이르는 벽돌 담장, 유관순 열사가 고문을 받은 지하 여성감옥도 옛 모습 그대로 복원했습니다.
<인터뷰> 김채연(고등학교 3학년) : "실제 일제의 만행이 자행됐던 장소이기 때문에, 눈으로 만행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더 의미가 깊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독립유공단체를 중심으로 이 서대문형무소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자는 시민 모임이 결성됐습니다.
서울시도 등재 의사를 밝혔습니다.
일제 강점기 문화재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근 한국인이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하시마'와 가미카제 자살특공대원 유서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이 자극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동범(민모임 기획위원) : "(하시마와 서대문형무소 중에) 유네스코에서 추구하는 가치를 보면 어느 것을 더 보존하고 널리 알려야 될 것이냐는 것은 명확하다고 볼 수 있겠죠."
폴란드 아우슈비츠수용소 등 반인륜적 범죄 현장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해 가능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경로(문화재청 문화재위원) : "자유와 평화를 위해 애쓴 분들이 수감됐던 곳이기 때문에 훨씬 더 유네스코에 등재하기에 더 의미가 있지 않나,"
시민모임은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뤼순감옥도 세계유산에 함께 등재하기 위해 중국과의 연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