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체육계에 비정상 관행을 짚어보는 기획보도 순섭니다.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체육단체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검찰은 단순한 비리적발 차원을 넘어 체육계의 불합리한 관행 전체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영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격적으로 진행된 대한야구협회 압수수색.
수년치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압수대상이었습니다.
<녹취> 야구협회 관계자 : "저희야 (수사내용을) 자세히 알 수는 없고. 체육단체 정상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 같아요. 그 연장 선상으로 봐야할 것 같아요."
2012년 세계청소년야구대회를 개최하면서 임원 등이 7억원을 빼돌린 의혹이 첫 수사대상입니다.
검찰은 다른 대회에서도 보조금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동계올림픽이 끝나길 기다렸다는 듯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배구협회와 공수도협회 등 9개 단체에 대한 수사가 전국 6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공부문 비리에 대한 첫 수사인만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등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투입됐습니다.
단순 횡령사건을 넘어서 이번 기회에 체육계의 고질적인 비리를 모두 수술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힙니다.
<녹취> 황교안 :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의 하나로 이런 공공기관의 부조리들을 척결해서 국가재정을 튼튼히 하고..."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 수사 대상을 살리는 수사를 천명한 만큼 검찰의 칼날은 체육계 핵심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체육계 비정상 관행의 정상화 작업이 검찰 조사로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문체부 감사 결과를 보면 어느 정도로 곪았는지 이해가 가실겁니다.
문체부는 2천여 개의 체육단체에서 총 337건의 비위 사실을 적발하고, 10개 단체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총 15억 5천여 만원을 환수 조치했고요.
이 같은 감사가 일회성에 그치게 하지 않기 위해 문체부는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출범시켜 체육계의 비리를 상설 감시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 공정위원회의 주요 목적은 스포츠 4대 악(惡)척결입니다.
4대악은 걸핏하면 터져나오는 성폭력, 학교 체육의 고질병 입시비리, 체육단체의 사유화, 프로 스포츠를 뒤흔든 승부조작으로 규정됩니다.
프로농구 감독의 구속으로까지 이어졌던 승부조작 등 체육계에 만연한 부조리를 발본색원하겠단 뜻입니다.
이런 사후 약방문이 아니라 사전 예방 대책이 더 중요합니다.
대한체육회는 조직 사유화를 막기 위해 작년 11월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임원 구성시 선수 출신자를 20% 이상 포함하도록 허겁지겁 규정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성폭행과 심판 비리 등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시행 지침이 없습니다.
이런 사례를 참고하는 것 외에도 지도자와 협회 관계자 등 체육계의 인식 전환이 먼저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KBS 뉴스 손기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