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어제 규제개혁 끝장 토론에서도 지적이 나왔지만, 국회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의원입법이 각종 규제를 양산하는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의원 입법이 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지 발의 실태와 해법을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현행 입법 절차는 정부가 발의해 국무회의를 거치는 정부 입법과 국회에서 의원을 통해 발의되는 의원 입법으로 나눠집니다.
정부 입법의 경우 규제를 만들거나 강화하고자 할때 몇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규제 영향분석이라는 자체 심사와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 심사까지 받아야 합니다.
때문에 최소 130일 이상 걸린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반면에 의원 입법은 의원 10명 이상의 서명만으로 발의되며, 규제 영향 검토는 없어도 됩니다.
행정부나 각종 이익 단체가 손쉬운 법안 발의 수단, 특히 까다로운 규제 심사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의원실을 찾는 경우가 많아, '청부 입법'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지난 15대부터 18대 국회까지 봤더니 정부 입법이 2배 증가하는 사이 의원 입법은 10배 증가, 19대 국회는 그 속도가 더 빠릅니다.
문제는 규제 관련 법안의 비율인데요.
의원 입법 5건중 1건은 규제 강화인데, 정부 입법의 2배 수준이었습니다.
규제 양산의 주범으로 지적되자 여당에서도 이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의원 입법에도 규제사전 검토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묻지마 규제 남발을 막을 강력한 제동장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정청도 곧바로 후속 조치에 착수했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성형 부위를 연령에 따라 제한하고, 운동선수와 연예인은 주류 광고에 출연할 수 없다.
19대 국회 들어 의원들이 낸 법안들로 현실과는 동떨어져 관련업계에 불필요한 규제만 만들뿐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정부와 여당은 오늘 당정청 회의를 열어 이 같은 의원 입법으로 불필요한 규제가 생기면 안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의원 입법에 대한 규제평가제 도입 등 제도적 보완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유일호(새누리당 정책위의장) : "의원입법이 규제를 양산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 된다 하는 그것에 공감이 있어서 법안도 제출되어 있고 그렇거든요."
새누리당은 또 당 규제개혁특위를 발족시켜 제도개선 등 규제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의원 입법에 대한 규제는 초헌법적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인터뷰> 전병헌(민주당 원내대표) :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인 국회의원 입법활동을 규제하겠다는 발상이 과연 정상인지 의문입니다."
야당은 또, 의원 입법이라고 해도 법안심사 과정에서 관계 부처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구조라고 반박했습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