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레버쿠젠에서 뛰는 한국 축구의 기대주 류승우(21)의 얼굴에는 간절함에 묻어났다.
공격수 류승우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친선경기에서 출전하지 못한 채 벤치만 달궜다.
프리시즌 경기에서 상대와 과한 몸싸움을 벌이다가 독일축구협회로부터 출전정지 제재를 받았기 때문이다.
거친 주전경쟁 속에 의욕이 앞서면서 빚어진 결과였다.
류승우는 "오늘 정말 열심히 뛰고 싶었는데 징계를 받으면서 못 뛴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레버쿠젠에서 내 자리에 다른 선수들이 많아 프리시즌에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더 아쉽다"고 덧붙였다.
류승우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이 열렸을 때 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레버쿠젠으로 임대됐다.
임대 계약기간은 일단 1년으로 겨울 이적시장이 다시 열리면 임대 연장이나 완전 이적, 제주 복귀 등 거취가 결정된다.
류승우는 "지난 6개월 동안 많이 뛰지는 못했으나 성장하려고 노력했다"며 "6개월 뒤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하루하루 경쟁하면서 팬과 팀의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반드시 기회는 올 것"이라며 "힘들어도 계속 노력하면 배우는 것이라도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레버쿠젠 감독은 류승우가 빠른 발을 앞세워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어주기를 주문하고 있다.
류승우는 오는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는 23세 이하 선수로서도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그는 태극마크를 다는 것을 기대하는 일 자체가 과욕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류승우는 "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로 뛰고 싶지 않겠느냐"며 "그런데 내가 경기에 거의 뛰지를 못했으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경기 막판에 두 차례 교체로 출전하는 데 그쳤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를 앞둔 각오나 전망을 묻자 류승우는 낙관하지도 비관하지도 않았다.
그는 "조금이라도 경기에 나서고 싶은 생각뿐"이라며 "어차피 힘든 유럽 경험에서 좀 더 자신 있게 전혀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한계까지 도전하고 싶다"고 나지막하게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