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국제대회 경험이 없어서…. 밤을 새우면서 고민했지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사령탑 이선구(62) GS칼텍스 감독에게 태국전 승리는 특별했다.
1일 경기도 화성 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4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예선 1차전은 이 감독의 '한국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었다.
이날 한국은 태국을 세트 스코어 3-1(23-25, 25-22, 25-16, 25-20)로 누르며 이 감독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경기 뒤 만난 이 감독은 "솔직히 이번 경기가 정말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20년 동안 중동에서 지도자로 활약하며 6개 클럽에서 14차례 우승을 차지하는 등 경험 많은 '베테랑 감독'이지만 국제대회는 낯설다.
대한배구협회는 GS칼텍스를 2013-2014 V리그 챔피언으로 올려놓은 이 감독을 여자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그는 1993년과 1995년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 국가대표 지휘봉을 맡은 후 19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이 감독은 "국제 대회 경험이 워낙 없어서, 정말 힘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 대표팀의 최종 목표는 인천 아시안게임이지만, 그에 앞서 열리는 그랑프리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려야 '배구 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선수를 파악하는데도 꽤 많은 시간이 걸렸고 상대팀을 분석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밤에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은 첫 세트를 내주는 등 태국에 고전했다.
이 감독은 차분히 선수들을 다독이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경기가 끝난 뒤에야 이 감독은 긴장을 풀었다.
그는 "태국이 신장 면에서는 열세에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격과 세트 플레이를 펼치는 좋은 팀"이라며 "상대의 공격을 막기 위해 김해란을 투입하는 등 몇 가지 작전이 통했다"고 승인을 밝혔다.
인터뷰 말미에야 이 감독은 "저렇게 작은 (태국)선수들이 어떻게 저런 힘을 보여주는지 깊이 연구해봐야겠다"고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이 감독의 목표는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큰 목표를 가슴에 품은 이 감독은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며 금메달을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