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농구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는 유재학 국가대표팀 감독이 20년 만에 승리를 따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30일부터 스페인에서 열리는 농구 월드컵을 대비해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다.
한국이 남자농구 월드컵 본선에 오른 것은 대회가 농구 세계선수권이라는 이름으로 열릴 때인 1998년이 마지막이었다.
또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전패를 당해 1994년 대회 이후 20년간 농구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하위 순위 결정전이 아닌 조별리그에서 이긴 것은 1978년 대회 이후 한 번도 없다.
19일 진천 선수촌에서 결단식을 하고 선전을 다짐한 유재학 감독은 "지난달 말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마친 뒤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평가전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스페인에서 이기는 경기를 하고 오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지난달 뉴질랜드와 다섯 차례 평가전을 치러 2승3패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뉴질랜드는 2002년 세계선수권 4강까지 올랐던 팀으로 그동안 세계무대에서 조별리그를 꾸준하게 통과하는 실력을 보유했다.
유 감독은 "월드컵에서 만날 상대가 우리나라보다 체격이 크고 높이에서도 앞서겠지만 압박수비를 바탕으로 한 체력전을 펼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며 "농구 월드컵을 아시안게임 평가전 정도로 여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어차피 농구 월드컵에서 성적을 내기 어려운 만큼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을 위한 몸 풀기 정도의 의미가 아니겠느냐'라는 시선을 보내는 것에 대한 각오인 셈이다.
유 감독은 "사실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어느 정도 그런 생각을 처음에 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월드컵이 아시안게임보다 더 큰 대회인 만큼 지더라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고 하나라도 배우겠다는 자세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아직 상대팀들에 대한 분석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목표를 밝히기 어렵다"며 "2승까지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31위인 한국은 리투아니아(4위), 호주(9위), 슬로베니아(13위), 앙골라(15위), 멕시코(24위)와 함께 D조에 편성됐다.
이 대회는 24개 나라가 출전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16강 토너먼트로 순위를 정한다.
대표팀은 25일 스페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