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 여름 엔진 부근에 불이 붙어 항공기가 급하게 회항했다가 정비를 한 뒤 다른 기장이 다시 승객을 태워 운항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당시 교체된 기장과 항공사가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강나루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항공기 승객이 몰리던 지난 7월,
이륙을 위해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이동중이던 제주행 이스타항공 ZE203편에 긴급 무전이 울렸습니다.
좌측 날개 아래 엔진에 불꽃이 보인다며 확인해보라는 겁니다.
이륙 대기중이던 다른 항공기 조종사도 불꽃이 보인다고 알려줬습니다.
<녹취> 목격 항공기 조종사 : "장풍을 쏘면 바람이 나가는 나가는 것처럼 화염이, 불이 후방쪽으로 쏴아악 파아아악."
기장은 급히, 항공기를 활주로 밖으로 빼내고 정밀 점검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정비는 2시간 만에 마무리됐고, 기장은 정밀 점검을 거듭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항공사는 기장을 교체하고, 승객들을 다시 태운 뒤 문제의 항공기를 이륙시켰습니다.
<녹취> 당시 운항 기장 : "반드시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정상적인 점검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비행이 진행이 되야지, 그런거 하나도 없이..."
기장은 엔진에 불이 났을 경우, 내시경 검사 등 정밀 검사를 실시해야한다는 제조사 매뉴얼과 달리, 항공사가 육안 확인 등 간단한 검사만 진행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해당 항공사는 엔진 자체에 불이 붙은 게 아니라 배기구에 남은 기름이 일시적으로 점화된 것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스타항공 관계자 : "항공기내에 화재 경보, 엔진 파이어의 원인이 있어야 되는데 그것이 없었고요."
기장과 일부 동료 조종사들이 항공기 엔진 부근에 불이 붙은 건 매우 비정상적이며 심각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사는 오늘 문제의 기장을 허위 보고 등의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