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기간제 근로자들은 계약 기간이 끝나면 무조건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기간 만료만으로 함부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최근 판례도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고 합니다.
김영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IMF 외환 위기 때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설립된 한 비영리 재단입니다.
2010년 10월부터 이곳에서 일하던 장 모 씨는 계약 기간 만료를 한 달 앞두고 계약해지통보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창주(○○재단 노조위원장) : "(장 씨는) 정말 매일같이 밤 10,11시까지 야근하고 퇴근할 정도로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는데, (해고된) 그날 18시를 기해서 책상을 다 빼갔고요."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 해고로 판정했습니다.
그러자 재단 측이 이에 불복하고, 소송을 냈는데, 법원도 장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사용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기간제법이 시행됐다고 해서 근로자가 재계약을 기대할 수 있는 권리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장 씨의 경우 정규직과 같은 일을 했고, 다른 기간제 근로자 3명이 정규직화됐기 때문에 정규직화를 기대할만한 이유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채동수(서울고등법원 공보판사) : "이 사건 근로자에게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봤고, 기간제법의 시행은 기대권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본 판결입니다."
기간제법의 취지는 해고 기준 제시가 아니라 근로자들의 직업 안정성을 보호하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판례도 계약 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해고할 경우 부당 해고로 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