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8연패를 노리는 삼성화재가 OK저축은행과의 리턴 매치에서 완승을 거두고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삼성화재는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홈 맞대결에서 OK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0(28-26 25-23 25-23)으로 제압했다.
1라운드 1-3 패배를 깨끗이 설욕한 삼성화재(승점 21·7승 2패)는 파죽의 5연승으로 OK저축은행(승점 19·7승 2패)을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섰다. OK저축은행은 이날 패배로 연승 행진이 '4'에서 중단됐다.
2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 이날 경기는 리그를 대표하는 두 외국인 공격수, 레안드로 레이바 마르티네스(삼성화재)와 로버트 랜디 시몬(OK저축은행)의 자존심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첫 맞대결에서 시몬이 43점(공격 성공률 59.6%)을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끈 반면 쿠바 시절 시몬을 롤모델로 삼았던 레오는 26득점(공격성공률 45.3%)에 그쳤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정규시즌·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레오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설욕을 벼르고 나선 레오는 이날 경기에서 결정적인 고비마다 시몬의 전매특허인 속공을 잡아내며 포효했다.
선두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두 팀답게 1세트부터 듀스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졌다. 1세트에서 17-20까지 뒤졌던 OK저축은행은 시몬의 타점 높은 강타를 앞세워 22-21 역전에 성공했다.
위기에 몰린 삼성화재를 되살려놓은 것은 레오가 아닌 박철우(11득점)였다. 레오가 지나치게 흥분한 듯 혼자 범실을 저지른 사이 뒷수습을 한 것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입대하는 박철우였다.
25-25에서 시몬의 속공을 레오가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분위기를 탄 삼성화재는 27-26에서 박철우의 예리한 서브가 상대 코트 구석에 꽂히며 1세트를 가져갔다.
1세트에서 똑같이 10점씩 기록한 레오와 시몬은 2세트에서도 나란히 9점씩 올리며 시소게임을 이끌었다. 변수는 범실이었다. OK저축은행은 2세트 18-19에서 시몬과 세터 이민규의 동선이 겹치며 뒤엉키는 바람에 1점을 헌납했다.
상대의 범실에 편승해 점수 차를 벌린 삼성화재는 23-22에서 시몬의 속공을 또 한 번 레오가 가로막으며 승기를 잡았다. 레오는 벤치로 달려가 신치용 감독을 안아서 들어 올리는 세리모니를 선보였다.
24-23에서 이선규(8득점)의 속공으로 내리 두 세트를 따낸 삼성화재는 3세트에서는 11-7까지 앞서 나가며 흐름을 주도했다.
리드를 빼앗긴 OK저축은행은 2세트부터 투입된 심경섭(4득점)이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19-19 동점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시몬의 서브가 라인을 벗어나면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시몬은 공격에서는 어느 정도 제 몫을 해줬으나 서브와 블로킹 득점을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시몬의 공격이 연속으로 라인 아웃되면서 24-21로 매치 포인트를 만든 삼성화재는 24-23에서 레오의 시간차 공격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레오는 이날 25득점에 공격 성공률 52.50%를 기록하며 시몬(26득점·공격 성공률 61.90%)과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승부를 가른 것은 토종 공격수의 역할이었다. 삼성화재는 박철우가 서브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제몫을 다하며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반면 OK저축은행에는 10득점 이상을 기록한 공격수가 한 명도 없었다.
앞서 같은 곳에서 펼쳐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KGC인삼공사에 첫 세트를 내줬지만 내리 세 세트를 따내 3-1(23-25 25-20 25-17 25-14)로 역전승했다.
올 시즌 첫 3연승에 성공한 도로공사는 승점 14(5승 3패)로 IBK기업은행(승점 15·5승 3패)에 이어 단독 2위로 도약했다.
반면 최근 3경기에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던 KGC인삼공사는 첫 세트를 따내는데는 성공했으나 이후 도로공사의 주포 니콜 포셋(34득점)을 막는 데 실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