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점검 현장을 가다] 해빙기 옹벽 ‘위험천만’…실태 파악도 못 해

입력 2015.02.05 (21:11)

수정 2015.02.05 (22:17)

<앵커 멘트>

그럼 전국의 다른 아파트 옹벽은 과연 괜찮은 건지, KBS가 긴급 점검해 봤는데요.

결코 안심할 수 없었습니다.

강나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천 여 세대가 살고 있는 서울 도심의 한 아파트입니다.

단지와 불과 10여 미터 떨어진 거리에 육중한 옹벽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옹벽 위 도로 곳곳에 균열이 가 있고, 일부 배수구는 큼지막한 얼음덩어리와 거미줄로 가득차 제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범종(토질 및 기초 기술사) : "이와 같은 배수구가 막힌다고 생각하면 옹벽 배면에 차있던 지하수들이 배출되지 않아서 그 수압을 버티지 못한다면 옹벽이 붕괴될 수 있는..."

현행법상 이러한 16층 이상의 공통주택은 주기적으로 안전 점검을 받아야 하지만, 이 옹벽 시설은 단순한 선택 사항으로 분류돼 점검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울산의 이 아파트 단지는, 뒤쪽 급경사지가 지난 15년간 6차례나 붕괴됐습니다.

깎인 비탈면에 방수포를 덮고, 밧줄로 이를 고정했지만, 지난 장마철 이후 흙더미가 조금씩 밀려내려와 언제 다시 옹벽을 덮칠 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복금(아파트 주민) : "비오고 이렇게 하면 많이 무너지고 하니까 차도 통제가 되고 이렇게 하니까 조금 많이 위험하거든요. 애들 다니기도 불안하고."

일반 주택가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낭떠러지와 다름없는 비탈면 바로 옆에 주거용 건물이 붙어있습니다.

<인터뷰> 김우현(인근 주민) : "그 봐요 그 두꺼운 게 넘어가잖아요. 이것도 금방 넘어가요 이거. 우리도 저럴까봐 겁이 나죠. 3층엔 더 겁이 나요. 밀어 제끼면 우린 폭삭 주저 앉아버려.. 겁이 나죠."

전문가들이 추정하고 있는 산사태 위험지역은 전국적으로 100만 곳에 달하지만, 당국은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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