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북파 공작원 아버지가 이중간첩 혐의를 쓰고 사형이 집행된 사실을, 아들이 46년 만에 알게 되자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요.
법원은 국가의 과실을 인정해 12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김영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1955년 공작원으로 북파됐다 북한에서 체포됐던 심문규 씨는 2년 뒤 가까스로 북한을 탈출했지만 조국의 환영을 받지 못했습니다.
군 당국은 민간인 신분이었던 심 씨를 563일 동안이나 법원의 영장도 없이 감옥에 가뒀습니다.
이어 1961년 군사법원은 이중 간첩 혐의로 심 씨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총살형 집행 뒤 심 씨의 시신은 화장됐습니다.
<인터뷰> 심한운(66살/고 심문규 씨 아들) : "563일 동안 우리 아버지가 구금 당해 있었는데 거기에 대한 기록은 하나도 없다는 얘기죠."
심 씨의 아들은 아버지의 기구한 운명을 46년이 흐른 뒤에야 알게됐습니다.
아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법원은 국가가 12억 2천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심 씨가 위장간첩의 오명을 썼고, 심 씨의 아들은 아버지의 생사를 모른 채 정상적인 양육을 받지 못했으며, 심 씨의 생사 확인 요청에 대한 국가의 비협조적 태도 등이 고려됐습니다.
<인터뷰> 심한운(66살/고 심문규 씨 아들) : "제가 살아있는 한 최소한 아버지 유골을 좀 찾아 보려고 애써야겠다, 그래야죽어서 갈 때 할 말이 있지 않겠나…."
정부가 이 판결에 대해 상고하게 되면 최종 결과는 대법원 판결을 통해 확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