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서울 강남의 구룡마을을 재개발하기 위한 철거작업이 두 시간만에 잠정 중단됐습니다.
행정법원이 구청의 철거집행 경위를 확인하겠다고 중지시킨 건데요, 일이 참 딱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장비가 건물의 벽면을 부수고, 철거를 반대하는 구룡마을 주민들이 강제로 들려 나옵니다.
강남구청은 마을회관으로 사용되는 이 건물이 당초 신고한 농산물 직거래 점포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며, 오늘 아침 전격적으로 철거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조규태(서울 강남구청 주거정비팀장) : "대집행 계고 기간도 1월 5일부터 2월 4일까지 한 달이라는 충분한 기간을 줘서 시정을 할 수 있게끔…."
하지만, 2시간 정도 이어지던 철거 작업은 돌연 중단됐습니다.
행정법원이 강남구청이 철거 집행을 하게 된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심문이 필요하다며 작업을 잠정 중단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입니다.
철거 작업이 중단됐지만, 건물 내부는 이미 폭격을 맞은 듯 폐허처럼 변했습니다.
주민들은 구청이 개발을 위해 마을의 상징과 같은 건물을 무리하게 철거하려 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이강일(구룡마을 주민자치회 부회장) : "이 건물 자체가 그렇게 위험성 있는 건물이냐, 아니거든요. 판결이 10시쯤이나 오전 중에 나니 그때까지 좀 기다려달라 라고 했는데도 그걸 무시하고."
법원이 오는 13일 철거 여부에 대해 판단을 내릴 예정인 가운데, 주민들과 강남구 사이에 잠복해 있던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계현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