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음주 상태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한 기사에 대한 회사 측의 해고가 정당할까요?
법원이 해고가 무효라며 기사의 손을 들어줬는데, 종전 판결과 달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출근길에 시내버스를 탄 승객이 "기사에게 술 냄새가 난다"며 112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측정한 버스 기사 51살 김 모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64%, 벌점 100점에 해당하는 운전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버스 회사 측은 승객의 안전을 망각한 채 운전을 했다며, 벌점 81점 이상이면 해고할 수 있다는 취업 규칙에 따라 김 씨를 해고했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회사가 재량권을 남용해 지나친 징계를 내렸다며, 법원에 해고 무효 소송을 냈습니다.
부산지법은 10년 동안 무사고 운전을 했고, 음주운전 잘못을 반성한 점 등을 들어 김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인터뷰> 김윤영(부산지법 공보 판사) : "원고가 그 전 날 밤 음주를 하고 수면을 취한 이후에 운전을 했기 때문에 스스로 정상적이라고 생각했고, 피고 회사에 14년 간 성실하게 근무한 점 등을 종합해서..."
앞서 지난 2011년 청주지법은 회사로 출근하다 음주 단속에 적발된 버스 기사 해고가 정당하다고 봤고, 대법원도 이같은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단속에 적발되지 않았다면 음주 상태에서 버스를 운전했을 개연성이 크고,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겁니다.
버스 회사 측은 대중교통 종사자의 음주운전 자체만으로도 중대한 징계 사유가 된다며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