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외국 자산가들의 이메일을 해킹해 돈을 빼돌리는 이른바 '스피어피싱'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한국인과 나이지리아 해킹 조직이 공모한 국제 범죄였습니다.
조태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3년 한 외국 은행은 고객 이름으로 된 이메일을 받습니다.
무역 거래대금 68만 파운드, 11억원 넘는 돈을 한국의 은행 계좌로 보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확인 전화를 피하는 게 수상했지만 계속된 이메일 독촉에 송금했는데 알고보니 사기였습니다.
나이지리아 해킹 조직이 미국과 영국 등의 사업가 이메일을 해킹해 은행에 이들 이름으로 가짜 메일을 보냈던 겁니다.
외국 은행은 이에 속아 한국의 은행 대포 통장으로 송금했고 국내 조직이 이를 인출해 수수료 20%를 챙긴 뒤 나이지리아 조직에 건넸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입니다.
이들의 '스피어피싱' 피해자는 지난 4년 동안 확인된 것만 73명, 피해금액은 140억 원이 넘습니다.
피해자는 모두 이메일 금융거래가 일반화된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의 사업가와 자산가들이었습니다.
나이지리아 전문 해킹 조직이 한국을 무대로 국제적인 신종 사기를 벌인 셈입니다.
<인터뷰> 김옥환(수원지검 강력부장) : "우리나라의 경우 계좌 제공에 대한 불법의식이 약하고 외환계좌 개설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에 사기자금의 인출국가로 활용되는 실정입니다."
검찰은 국내 인출조직 총책 석모 씨 등 한국인 10명과 나이지리아 조직원 1명을 기소하고, 이미 출국한 나이지리아 해킹 조직원 5명을 지명수배했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