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농협이 운영하는 한 계란가공공장에서 폐기물로 버려지는 계란을 원료로 재활용해 온 사실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폐수처리장으로 가야할 계란 찌꺼기가 식품 원료로 둔갑하는 현장이 공개되자 경찰은 즉각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양성모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국양계농협 계란가공공장입니다.
공장 직원이 껍데기와 섞인 계란을 쏟아버립니다.
<녹취> 제보자 : "기계 작업하다가 떨어진 것도 있고... 오만가지가 다 들어간 거예요. 폐기물이라고 써놨잖아요."
이 폐기물은 공장 밖으로 옮겨지고, 계란 껍데기에 남아있던 액체를 제거한 뒤 잘게 부수는 '난각처리기'로 들어갑니다.
<녹취> 제보자 : "이게 고속회전을 하면서 계란을 갈아줘요. 그러면서 원심력에 의해서 국물이 여기로 빠지는 거예요. 이 밑으로..."
계란 찌꺼기가 모인 액체가 하얀 거품을 내며 통에 담기입니다.
그런데 이 거품 속에 붉은색 호스가 연결된 펌프가 있습니다.
이 호스를 따라가보니 공장 내부로 연결되고 계란 찌꺼기는 고스란히 정상 계란과 섞입니다.
<녹취> 제보자 : "계란을 파쇄하면서 나오는 그 계란 국물을 통에 모아놨다가 수중펌프로 빨아서 지금 정상 제품 나오는 데에다가 섞는 거예요."
폐기물로 버려야하는 계란을 다시 사용하는 겁니다.
<녹취> 제보자 : "음식물 쓰레기 국물을 예를 들어서 육수처럼 썼다면 저희가 먹을 수 있겠냐고요."
이렇게 껍데기와 내용물이 섞이면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훨씬 커집니다.
<인터뷰> 정승헌(건국대학교 동물자원학과 교수) : "이거야말로 진짜 산업폐기물이야. 폐기물을 자기들이 임의로 가공해서 여기에다 다시 제품화하는 건 있을 수가 없어요."
공장 다른 한쪽에서는 직원이 깨진 계란을 쏟아 붓습니다.
법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파란, 즉 깨진 계란입니다.
이물질이 잔뜩 묻은 계란도 마구잡이로 투입됩니다.
그런데 세척기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습니다.
세척액이 쏟아지는 정상 가동과는 확연히 차이납니다.
이렇게 형식적으로만 세척기를 통과하기 때문에 오염물질은 그대로입니다.
<인터뷰> 이학태(녹색식품안전연구원 원장) : "곰팡이도 있고 계분도 있고 이렇게 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사실은 잘 세척을 해야 되는 게 첫번째고요."
공장 측은 찌꺼기를 재활용한 계란은 일부 분말 제품에만 사용했고 깨진 계란을 구입해서 가공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공장은 유명 제과업체와 학교 급식을 담당하는 식품업체 등에 계란을 납품해왔습니다.
경찰은 담당 직원을 급파해 현장 확인에 나서는 등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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