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서울 SK가 그 평가의 진위를 가릴 시험대에 올랐다.
16일 현재 서울 SK는 32승14패를 기록, 울산 모비스(35승12패), 원주 동부(33승14패)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SK가 3위로 떨어진 것은 올 시즌 초반이던 작년 11월 14일 이후 석 달 만에 처음이다.
게다가 전날 모비스에 지면서 2011-2012시즌 2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4연패 수렁에 빠지는 충격까지 받았다.
프로농구에서 정규시즌 2위와 3위는 차이는 크다.
포스트시즌에서 1, 2위는 4강 플레이오프(2회전)에 직행하지만 3∼6위는 6강 플레이오프(1회전)부터 치러야 한다.
경기 수가 많아지는 까닭에 챔피언을 향한 길이 더 험해질 수밖에 없다.
문경은 SK 감독은 현재 가라앉은 사기와 경쟁팀의 분위기를 고려한 듯 "3위를 각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는 정규시즌 8경기를 남겨두고 0.5경기를 앞서가는 동부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고됐다.
동부는 최근 6연승을 달리고 11경기에서 무려 10승을 따내는 못 말리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문 감독은 부진 탈출을 위한 돌파구를 전술보다는 심리적 변화에서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음부터 추슬러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분위기만 타면 무서운 팀"이라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SK를 지켜보는 이들이 가장 많이 거론하는 아쉬움은 김민수, 박상오의 컨디션 난조다.
간판스타이자 주포인 김선형, 애런 헤인즈는 여전히 위협적인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경기마다 한두 차례씩 공수에서 결정적 활약을 보여준 김민수, 박상오가 주춤거리면서 SK는 접전에서 밀리고 있다.
문 감독은 "우리는 박상오, 김민수, 최부경 등 포워드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3점슛이 전혀 업이 이긴 적, 리바운드를 40개씩 잡아 이긴 적도 있었다"며 "그런 때의 모습을 빨리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감독이 포워드진에 제시한 돌파구도 전술적 변화가 아닌 작은 자신감, 적극성이었다.
그는 "(4연패 과정에서) 아주 큰 게 잘못된 게 아니라 작고 미세한 부분에 실수가 있어 이를 고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순간적으로 망설이다가 확신이 없는 슈팅을 던지지 않고 한 발짝 더 골밑으로 다가서는 자신 있는 자세, 상대 주포가 골밑으로 파고들 때 조금 더 움직여 함께 괴롭히는 자세 등이 열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