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설 명절을 맞아, 가족과 친지를 만나기 위해 고향을 찾을 계획 세우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하지만, 열심히 일하고도 임금을 못 받은 체불 임금 피해 근로자들은 고향도 찾지 못하고 우울한 설을 맞고 있습니다.
김영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호텔 건설 공사 현장에서 굴착기 기사로 일해 온 52살 최준영 씨.
지난해 10월부터 석달간 장비 사용료 등 임금 2천만 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이번 설 명절엔 고향에 가지 못합니다.
<인터뷰> 최준영(체불 피해 근로자) : "쌀을 살래도 카드들고 가야 하는데, 이젠 돈도 없으니. 정지 먹은 카드로 어딜 사용합니까! 진짜..."
이 곳에서 최 씨처럼 일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는 40명, 액수로는 5억 원에 달합니다.
이곳에서 일했던 근로자 10여 명도 임금 등을 석 달째 받지 못해 고용노동부에 신고했습니다.
하청업체가 공사대금을 받고도 임금을 주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체불 피해 근로자(음성변조) : "천만 원 넘죠. 당연히 어려움은 있죠. 어려움은 있는데, 안 되는 걸요. 4월은 돼야 받을 수 있겠죠."
지난 한해, 일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29만 2천여 명.
설을 앞두고 2만 9천여 명은 아직도 천4백억여 원을 못 받았습니다.
<인터뷰> 고용노동부 관계자(음성변조) : "'벌금만 내면 그만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업체도 없지 않으니까요. 사업 잘되면 나중에 보상해 줄게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설 명절을 맞아 고향 갈 생각에 들뜬 분위기이지만, 체불 임금 피해 근로자들에겐 우울한 설 명절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