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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양진웅 감독대행은 요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강만수 전 감독의 후임으로 4연패 중이던 팀을 물려받기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우리카드는 8연패를 더해 1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구단 인수작업은 지지부진하고 불확실한 미래 속에 선수들은 패배에 익숙해져 갔다.
지난달 말에는 부상으로 팀을 떠난 오스멜 까메호를 대신해 헝가리 국가대표 싸보 다비드를 영입했지만 타 팀의 외국인 선수들과 기량 차가 현저했다.
양 감독대행은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실수가 나와도 미소를 지었고, 박수로 선수를 격려했다.
그런 우리카드가 질기고 질긴 연패 사슬을 드디어 끊었다. 우리카드는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대한항공을 3-1로 꺾고 12연패에서 벗어났다.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승장 자격으로 인터뷰실을 찾은 양 감독대행은 "이기니까 기분 좋네요"라는 말로 운을 뗐다.
그는 "지난 15일 LIG손해보험전이 끝나고 나서 훈련을 강하게 시켰다. 그래서 선수들이 몸에 알이 배긴 상태로 경기를 치렀다"면서 "기술적인 것보다는 정신력에서 상대를 앞섰던 게 승리의 요인"이라며 승리 요인으로 강한 정신력을 꼽았다.
공교롭게도 우리카드가 올 시즌 연패를 끊은 팀은 모두 대한항공이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12월 23일에도 대한항공을 꺾고 10연패에서 탈출한 바 있다.
양 감독대행은 "사실 대한항공이 마이클 산체스 외에 국내선수들이 받쳐줄 때는 위협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지난 경기도 그렇고 오늘도 몸 풀 때부터 대한항공의 국내 선수들이 몸이 무거운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경기 전 우리 선수들에게 '산체스에게 50%만 허용해도 성공이지만 국내 선수들은 뚫리지 말라'고 주문했는데 그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감독 부임 후 첫 승을 이룬 그는 "그동안 사실 많이 답답하고 힘들었다"며 "새로 온 다비드의 기량이 떨어져 국내 선수들도 같이 뒤처졌다. 최홍석이 잘하면 다비드가 못하고 아니면 반대 상황이 나와 어려운 경기가 있었다"고 짚었다.
그는 "오늘처럼 다비드, 김정환, 최홍석 등 3명이 고루 잘해준다면 바랄 게 없다"며 "다비드와 국내 선수들의 조화만 이뤄진다면 다른 팀과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에서 우리카드 국내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14점을 올리며 승리에 공헌한 김정환은 "우승한 것처럼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정말 오랜만에 승리했다. 가슴 속에 쌓였던 체증이 싹 내려가는 그런 기분"이라며 "시합 뛰는 선수들도 좋아했지만 뒤에 있는 선수들이 더 기뻐했다. 사실 후보 선수들이 응원 열심히 해주는데, 승리하지 못해서 주전 선수로서 무척 미안했다"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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