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무단횡단 사고…“운전자보다 보행자 과실 커”

입력 2015.02.23 (21:40)

수정 2015.02.23 (21:45)

<앵커 멘트>

보행자가 우선인 횡단보도라고 하더라도 보행자가 만취해서 신호를 무시하고 무단횡단을 하다 사고가 났다면, 운전자보다는 보행자의 사고책임이 더 크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김영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21살 여성 김 모 씨는 지난 2011년 밤 늦은 시간에 만취상태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사고로 턱뼈 일부와 치아 한 개가 부러지고, 이마에 2센티미터 크기의 흉터까지 생기자, 김 씨는 운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운전자와 보행자의 과실을 50:50으로 보고, 운전자가 김 씨에게 4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운전자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운전자의 과실 40%, 보행자의 과실 60%로 판단해 운전자가 김 씨에게 위자료 3천백여만 원만 물어주라고 판결했습니다.

술에 취해 좌우를 살피지 않고 심야에 무단횡단한 김 씨의 행동을 전방 주시를 게을리 한 운전자의 과실보다 더 큰 잘못으로 본 것입니다.

<인터뷰> 한문철(변호사) :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빨간 불인데 왜 건넜느냐 그때는 보행자 과실을 더 크게 봐서 보행자 60, 운전자 40으로 보는 것이 거의 지금 굳어진 과실 비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행자 우선인 횡단보도라도 교통신호를 준수하는 등 과실이 없어야 보행자가 온전한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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