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군이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해 훈련을 받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정부가 현행법으로도 테러단체 가담 및 활동에 대해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외교부 주재로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외국인 테러 전투원'(FTF)의 이동과 입국·경유 등을 막기 위한 유엔 안보리 결의 2178호 이행을 위한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오늘(25일) 전했다.
3번의 회의 가운데 두 번은 지난해에, 3번째 회의는 김군 실종 사건이 발생한 이후인 지난달 29일 각각 열렸다.
▲이슬람국가(IS) 사진안보리 결의 2178호는 외국인 테러전투원에 대해 '테러 행위나 테러 훈련 등의 목적으로 모국이나 거주국가를 떠나 다른 국가로 여행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어제(24일) 국가정보원이 밝힌 대로 김군이 IS에 가담했다면 김군 역시 FTF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정부는 테러 단체 단순 가담, 훈련 참가, FTF 모집행위에 대해서는 형법 111조로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형법은 111조에서 외국에 대해 사전(私戰)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 금고에 처하도록 하고 이를 예비·음모할 경우에도 3년 이하의 금고 및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 테러단체에서 살인이나 학살, 고문 등의 행위에 가담했을 경우 관련 형법이나 '국제형사재판소(ICC) 관할 범죄 처벌법'이 적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국가(IS) 사진우리 국민이 시리아, 이라크 등 여행금지국에 무단으로 입국할 경우에는 여권법에 따라 처벌된다.
정부는 시리아나 이라크 등 여행 금지 국가를 방문할 목적으로 출국하려다 적발될 경우 여권법에 따라 여권 발급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해 정부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FTF의 우리나라 입국 내지 경유를 차단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FTF가 국내에서 범죄 행위를 할 경우에는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게 된다.
정부 당국자는 "관련부처 협의 결과 FTF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적 토대는 현재도 갖춰진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다만 해당 법률이 FTF 등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므로 제대로 된 대응을 위해서는 법체제의 개선이나 보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는 FTF 문제와 관련, 대테러법의 제정 혹은 테러와 관련한 내용을 형법에 보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관련 부처별로 추가 조치의 필요 여부 등을 검토한 뒤 추후 다시 회의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