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태우면 손해…해충보다 익충이 더 죽는다

입력 2015.03.13 (21:32)

수정 2015.03.13 (21:41)

<앵커 멘트>

영농철을 앞두고 농촌에선 요즘 논두렁을 태우는 일이 많은데요.

병해충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지만, 오히려 이로운 생물을 없애는 부작용이 더 크다고 합니다.

조태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마른 잡초로 가득한 논두렁에 농민이 불을 지릅니다.

모내기 철을 앞둔 요즘 농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논두렁, 밭두렁에서 월동하는 해충을 태워 없애려는 겁니다.

<인터뷰> 김용근(농민) : "지금 병충해를 잡지 않으면 나중에 농사를 망치니까. 그래서 소각하는 겁니다."

겨울철 두렁에 불을 질러야 할 정도로 병해충이 많은지 농촌진흥청이 조사해봤습니다.

채집된 미세동물의 90%는 해충을 먹이로 하는 거미나 유기물을 만드는 톡톡이 등 농사에 도움을 주는 익충이었습니다.

노린재나 애멸구 등 해충은 10%에 불과했습니다.

해충은 겨울철 이같은 땅속이나 뿌리에 붙어 서식하기 때문에 논밭에 불을 질러도 죽지 않습니다.

두렁 태우기가 정작 해충 방제에는 큰 효과가 없고 오히려 이로운 생물을 없애는 겁니다.

<인터뷰> 이상계(농촌진흥청 해충연구실장) : "(논밭 태우기 대신) 이앙 전에 육묘에 살충제를 처리해서 이앙하면 해충 방제를 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두렁을 태우고 나면 익충을 비롯한 미세동물이 다시 나타나 생태계가 복원되는 데까지 두 달 정도 걸립니다.

해충 복원 속도는 더 빨라 두렁 태우기는 득보다 실이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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