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씨의 몰락?'
네덜란드 축구 선수의 이름 가운데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글자가 '판(van)'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이끄는 루이스 판 할 감독을 비롯해 네덜란드 축구영웅으로 손꼽히는 마르코 판 바스텐, 네덜란드 최고의 골키퍼와 득점기계로 각각 명성을 날린 에드윈 판 데르 사르와 뤼트 판 니스텔로이, 맨유의 골잡이 로빈 판 페르시(맨유)까지 네덜란드 축구에서 '판의 위력'은 대단했다.
네덜란드 이름에서 '판'은 영어로 'of'나 'from'의 뜻을 지니는데 주로 출신 지역을 의미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2-0으로 승리했다.
경질설에 시달리던 히딩크 감독이 반등의 기회를 잡은 의미있는 경기였다. 여기에 '희한한 기록'도 함께 쓰였다.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이 15년만에 '판 없는' 경기를 펼친 것.
오렌지 군단의 간판인 판 페르시가 부상을 입어 명단에서 제외되며 이번 대표팀에는 이름에 '판'이 들어가는 선수가 수비수 그레고리 판 데르 비엘(파리 생제르맹)밖에 없었다.
히딩크 감독은 판 데르 비엘을 그라운드에 내보내지 않았다.
영국 신문 데일리 메일은 "네덜란드 대표팀의 선발 명단에 '판' 있는 선수가 한 명도 없는 것은 15년만의 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