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돈 지원 의과학자…절반이 의사 개업 ‘먹튀’

입력 2015.07.03 (21:36)

수정 2015.07.03 (22:28)

<앵커 멘트>

정부가 기초 의과학 발전을 위해, 전공 학생들에게 많게는 1억 원이 넘는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지원금을 받은 의.치대생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 의.과학자 대신 돈을 버는 의사를 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승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에 있는 한 치과 의원입니다.

이곳에 근무하는 이모 씨는 치의대 시절, '의과학자 육성 지원 사업' 대상자였습니다.

정부가 기초 의과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만든 장학 프로그램에 뽑힌 것입니다.

5년 동안 이 씨는 등록금에 연구 개발비까지 모두 7천3백만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졸업 후 의과학자가 아닌 진료의사가 됐습니다.

이 씨처럼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이 넘는 지원금을 받은 의치대 졸업생은 모두 61명.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기초 의과학 분야에 진출하지 않고 개업을 했거나 전문의 과정 등을 밟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지원된 돈만도 18억 6천여만 원이나 됩니다.

문제는 세금으로 공부한 뒤 진로를 바꿔도 지원금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사업의 경우 의무 기간 명시나 진로 이탈 시 장학금 회수 등의 제재 장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조정식(국회 교문위) : "국고가 투입된 사업인데, 교육부에서조차 제대로 파악이 안 되고 있었고, 실제로 그 파악을 위해서 대학 등으로부터 자료를 취합해서 통계를 확인할 정도였던 거죠."

뒤늦게 교육부는 지원 대상자가 졸업 이후 일정 기간 종사하도록 사전 약정을 맺고 이를 위반했을 경우 지원금을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유승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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