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과의 협상 난항으로 벼랑에 내몰린 그리스 정부가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다행히도 우리는 6개월치의 석유와 4개월치 약품을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루바키스 장관은 재무부, 중앙은행, 시중은행, 노동조합 출신 요인으로 꾸린 특별 5인 위원회 '작전실'에서 연일 비축품 할당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그리스 정부가 이외에도 꼭 필요한 식품을 수입하기 위해 따로 비상기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과의 협상 재개에 힘쓰고는 있지만 부채 탕감 등으로 상황이 순조롭게 풀리지 않을 때를 대비해 오래 버틸 채비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리스는 지난달 30일 자정을 기점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채무를 갚지 못해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지난 주말부터 그리스 정부가 자본 통제에 나서면서 은행 영업이 정지됐으며 하루 최대 인출액은 60 유로(약 7만5천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은행 보유액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우리 은행들이 이번 주말까지는 버틸 수 있으며 어쩌면 월요일까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절박한 상황에서도 그는 5일 예정된 국민투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대' 표를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국민투표에서 '찬성'이 우세하면 즉시 재무부 6층 사무실을 비우겠다며 "일요일 밤에 사임하고 평의원 석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