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선거제도 졸속 개정을 경계한다

입력 2015.08.03 (07:36)

수정 2015.08.03 (08:16)

[김진수 해설위원]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가 내놓은 국회의원 정수 확대 의견으로 여론이 뜨겁습니다. 도대체 국회의원 숫자를 늘려서 뭐 하냐는 게 다수 여론인 것 같습니다. 걸핏하면 막말에 싸움질에다가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에만 열심인 듯한 불신의 결괍니다. 국민의 신뢰를 이렇게 잃게 된 것도 결국은 의원들 자신이 자초한 일이니 별로 할 말도 없는 듯합니다.

이번 국회의원 정수 확대 논란의 중심은 바로 권역별 비례대표제입니다. 한 표라도 더 받으면 당선이 되는 현행 소선거구제는 나머지 낙선자가 받은 표는 전혀 반영하질 못 합니다. 그래서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낙선자가 받은 표도 의석에 반영하자는 게 권역별 비례대표제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지역주의는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댑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큰 정당이 의석 수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새누리당은 대체로 반대 입장인데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 여론도 그렇지만 의석 수에 대한 계산도 연동돼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은 역시 의석 수에서는 약간의 불이익이 있겠지만 범야권으로 볼 때는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론입니다. 세비를 줄여서라도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의사를 밝히지만 반응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회의원 정수를 유지하면서 지역구 의원 수를 줄여서라도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현실성은 커 보이진 않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지만 다음 주 중에는 20대 총선을 치를 룰의 기준이 획정위로 넘어가야 합니다. 국회 정개특위의 여야 간사가 거의 매일 만나 협의를 하고 있지만 시간이 녹록지 않습니다. 여야는 서로의 유불리만 따질 게 아니라 지금 여론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땅에 떨어진 신뢰 회복을 위해서도 여야의 심기일전을 기대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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