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비 불황

입력 1992.05.18 (21:00)

중장비 불황; 시내 곳곳에 방치된 굴삭기 포클레인 등과 중장비생산업체 야적장에 줄지어 있는 각종 중장비 들



요즘 본격적인 공사 철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중장비들이 일거리를 찾지 못해서 이면도로 등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이같이 노는 중장비가 늘어나면서 중장비 생산업체들은 경영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영창, 이춘호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전영창 기자 :

얼거리를 찾지 못한 굴삭기들이 시내 곳곳에 방치돼 있습니다.

녹이 슨 정도로 볼 때 적어도 6개월 이상은 사용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부 중장비들은 이면도로에 오랫동안 세워져 있어 차량통행은 물론 주민에게도 큰 불편을 주고 있습니다.


권혁동(강릉시 입암동) :

중장비가 5, 6개월 방치돼 있으니까 차량에도 불편이 많고 보기에도 안 좋습니다.


전영창 기자 :

중장비가 이같이 시내 곳곳에 방치돼 있는 것은 일거리가 없는데다 운반비를 줄이기 위해 회사 차고지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 전국에 있는 16만여 대의 중장비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일거리를 찾지 못해 길거리나 차고에 세워져 있습니다.


송발효(중기협회 강원지부장) :

과잉생산 돼 가지고 너무 많다 보니까 일이 조금 있다 하더라도 뭐 자연적 서로 덤핑이 되고 도산위기에 있다 이렇게 봐도 아마 될 겁니다.


전영창 기자 :

이같이 중장비가 남아돌고 있는 것은 지난 88년 올림픽 건설경기로 장비 공급이 지나치게 늘어난데 비해 최근 건축규제조치 등으로 공사물량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건설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놀리고 있는 중장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춘호 기자 :

한 중장비 생산업체의 제품 야적장입니다.

공장에서 생산된 각종 중장비들이 넓은 야적장에 가득 차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중장비들이 팔리지 않아 이같이 야적장에 재고품이 많이 쌓여 있는 것입니다.

이 공장은 올 1/4분기에 당초 목표량의 58%에 불과한 730대를 생산했고 매출실적도 목표액의 80%인 400억 원에 그쳤습니다.


김수경(현대중장비 이사) :

주택건설부문의 투자억제와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인해서 금년은 전년도보다는 더 능가할 수 없는 그런 불투명한 전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춘호 기자 :

이 같은 현상은 중장비를 생산하는 업체가 모두 마찬가지로 각 업체마다 중장비가 잘 팔리지 않아 잔업과 특별근무를 없애고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수출 등으로 판로를 찾으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그동안 규제돼 왔던 해외 건설장비의 국내반입이 머지않아 허용될 예정으로 있어 중장비 생산업체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